서 론
양측 성대 운동장애(bilateral vocal cord paralysis)는 중추신경이상, 후두신경이상, 윤상피열관절의 이상, 피열연골간 고정에 의해 발생하며 해당 이상은 종양(tumor), 신경학적 질환(neurologic disease), 결합조직질환(connective tissue disease), 반흔성 망상조직(cicatrical web), 윤상피열관절 탈구 등에 의해서 발생한다[1,2].
결합조직질환의 후두 침범은 양측 성대 운동장애의 원인으로는 흔하지 않으나 활동성 결합조직질환을 가진 환자에서는 30%에서 윤상피열관절 침범이 보고되고 있다[3]. 류마티스 관절염은 31% 이상에서 후두관절을 침범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직접 관절 침범 외에도 혈관염(vasculitis)에 의한 후두신경 및 미주신경의 신경병증, 염증성 육아조직으로 인한 압박 등에 의해 성대 운동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4,5]. 이 중 가장 많이 발생하는 원인은 류마티스 관절염의 윤상피열관절 침범이고 이는 국내에도 몇 차례 보고된 바 있으나[6,7],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후두 신경 및 미주신경의 신경병증을 동시에 보인 양측 성대마비는 국내에서는 아직 보고된 예가 없다. 저자들은 후두 신경과 윤상피열 관절의 침범을 동시에 보이는 양측 성대 마비 1예를 경험하였으며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64세 남자 환자가 4개월 전부터 시작된 호흡곤란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호흡곤란 이외에 쉰목소리를 호소하였으며 해당 증상은 1년 이상 지속되었다. 고혈압 외에는 진단받은 질환 없었으며 주 3회의 음주력과 20갑년의 흡연력을 가지고 있었다. 환자는 5년 전부터 우측 다리를 절었으며(limping gait) 2년 전부터 양손 떨림과(both hands intension tremor)과 수면 중 운동장애를 호소하고 있었다. 후두내시경 검사 소견에서 좌측 성대의 완전마비, 우측 성대의 불완전마비 소견과 함께 우측 성대에 용종이 관찰되었으며(Fig. 1), 두경부 이학적 검사 상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 천명 및 호흡곤란 증상 심하여 내원 당일 응급 기관절개술을 시행하였다.
양측 성대마비 원인감별을 위해 혈액검사, 후두근전도(laryngeal electromyography), 경부전산화단층촬영, 뇌 자기공명영상촬영, 후두미세수술(laryngomicrosurgery)을 시행하였다. 후두근전도(laryngeal electromyography)상 양측 상후두신경(superior laryngeal nerve)과 되돌이후두신경(recurrent laryngeal nerve) 모두에서 불완전한 간섭양상을 보였으며 좌측 되돌이후두신경에서 양성예파가 관찰되었다. 뇌 MRI상 특이 소견 없었으며, 신경전도검사(Sensory-motor nerve conduction study), F파 검사(F wave study), H 반사 검사(H reflex study), 뇌파검사 (Electroencephalogram) 시행하였으며 정상소견 보여 다른 신경학적 병변은 없는 것으로 판명되었다. 따라서 후두근전도에서 진단된 양측 상후두신경 및 되돌이후두신경의 신경병증은 RA에 의한 양측 미주신경(vagus nerve) 병증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었다.
경부전산화 단층촬영상에서 우측 성대에 7 mm 크기의 용종 이외의 특이사항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용종 제거 및 기도 확보, 관절부위 촉진 및 생검를 위해 현수후두경과 수술현미경을 이용하여 후두미세수술(laryngomicrosurgery)을 시행하였다. 미세수술기구를 이용한 피열연골촉진에서 좌측 윤상피열관절의 움직임 저하가 관찰되었으며 우측 윤상피열관절의 움직임은 정상이었다. 우측 용종을 제거하였으며 기도 확보 및 조직 생검의 목적으로 좌측 레이저 후방 성대절제술(LASER posterior cordectomy)를 시행하였다. 술 후 3일 째 호흡 안정되어 기관튜브 제거하였다. 술 후 조직병리검사 결과에서 좌측 윤상피열연골 주변 조직의 연골염(perichondritis)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2). 류마티스 내과 협진 시행하였으며 혈액검사상 류마티스 인자(rheumatoid factor, RF) 87 IU/mL, 적혈구 침강속도(ESR) 43 mm/hr, 정량적C reactive protein(CRP) 4.48 mg/dL로 증가된 소견 보였으며 anti cyclic citrullinated peptide(항CCP) 항체 양성이었다. 촬영한 수부 방사선 검사에서 손과 발의 다발성 골 미란(multiple bony erosion)이 관찰되어 류마티스 관절염 진단 기준에 부합하여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단되었다(Fig. 3).
환자 sulfasalazine 500 mg 하루 2회, methotrexate 20 mg 주 1회, corticosteroid 15 mg 하루 1회 복용하였으며 투약 3개월 후 시행한 후두 내시경검사상 좌측 성대 움직임 회복을 확인하였다(Fig. 4).
고 찰
류마티스 관절염의 후두 침범은 1880년도에 Morell MacKenzie 처음으로 보고되었다[8]. 류마티스 관절염의 후두 침범 유병률은 남성보다 여성에서 더 높고[9] 후두경상에서 관찰되는 후두의 침범은 약 30~70%, CT에서 관찰되는 유병률은 약 50~70%이다[10]. 대부분 증상이 없으며 약 26%만이 증상을 호소한다[11]. 후두 침범시 초기 증상은 목의 이물감으로 나타나 간과하기가 쉽다. 병변이 진행될 경우 애성, 기침, 연하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호흡곤란을 일으켜 해당 경우에는 응급 기관절개술이 필요하다[11].
류마티스 관절염에서 성대 마비를 유발하는 병태생리로는 윤상피열관절의 활액막(synovium)의 염증으로 인한 관절면의 섬유화, 류마티스 결절로 인한 성대근(vocalis muscle)이나 윤상피열 관절의 움직임 장애. 혈관염 및 후두 되돌이 신경과 미주 신경의 퇴화로 인한 신경병증, 경추뼈(cervical spine)의 류마티스 침범으로 인해 경수연수 압박(cervicomedullary compression) 등이 보고되었다[11]. 치료는 스테로이드, 비스테로이드 항염제(nonsteroid anti-inflammatory), 항류마티스 약물 치료가 있으며 양측 성대마비가 발생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투여가 우선적 치료이며 투여방법으로는 전신적 투여와 국소 관절주사를 시행해 볼 수 있다[12]. 활동성 관절염의 진행을 막는데 사용되는 methotrexate는 단독용법이나 병합요법으로 사용된다[13].
류마티스 관절염에 의한 양측 성대마비는 주로 윤상피열관절의 침범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나, 본 증례에서는 류마티스 관절염을 진단 받기 전 호흡곤란을 주소로 내원하였으며 이후 시행한 후두근전도를 통해 신경병증이 진단되었으며 조직검사를 통해 피열연골막의 염증소견을 확인 함으로써, 류마티스 관절염에 의한 미주신경염과 윤상피연관절의 고정이 동시에 발생하여 결과적으로 양측성대마비가 나타난 것으로 판단할 수 있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의 신경병증 유발로 인한 양측 성대마비는 1958년 Darke등에 의해 보고되었으나 이는 사후 부검으로 신경의 탈수초화 소견을 발견하였으며 임상적으로 신경병증을 진단한 사례보고는 현재까지 없다[14]. 성대마비환자에서 후두근전도는 관절 장애로 인한 성대의 고정(fixation)과 신경병증의 감별에 도움을 줄 수 있다[15]. 양측 성대마비 환자에서 후두근전도의 시행은 성대부종, 출혈 등으로 호흡곤란을 유발할 수 있어 기도 확보 후 검사시행을 고려할 수 있으며, 본 증레에서는 기관절개술 후 상태로 후두근전도를 시행하였다. 양측 후두 신경 모두 신경점증이 급격히 감소되어있고 양성예파의 발현이 신경과 전문의에 의해 확인되어 양측 후두신경병증으로 진단하였으나 조직검사 결과에서 류마티스관절염의 관절침범이 진단되었다. 양측성 성대마비 환자에서는 본 증례와 같은 류마티스 관절염 등 결체조직질환의 관절 침범 및 해당 질환의 신경병증 유발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철저한 병력 청취와 타과 협진을 통한 진단 노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