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양측 성대마비는 주로 후두, 경부, 갑상선과 흉부 수술 중 의인성(iatrogenic)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양측 성대마비에서 기도 폐쇄의 정도는 환자마다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기도폐쇄가 급성으로 발생할 경우에는 응급 기관절개술을 시행하여 급성 호흡곤란을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호흡곤란이 심하지 않고, 가벼운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에는 경과관찰을 하면서 증상의 경중에 따라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양측 성대마비의 치료 방법에는 기관절개술 외에 레이저 성대절개술(laser cordectomy), 피열연골절제술(arytenoidectomy), 피열연골 외전술(suture arytenoid lateralization) 그리고 보톡스 주입술(botox injection) 등의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1]. 이러한 만성적 양측 성대마비 환자에서 치료 시기는 언제가 좋은지, 어떤 수술 방법이 더 좋은지 아직 논란이 많이 있기 때문에, 실제 임상에서 의사들은 의사결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 증례는 수년 전부터 특발성으로 양측 성대마비가 있었던 환자에서 급성 상기도 폐쇄가 발생하여 응급 기관절개술을 하였고, 해부학적인 이유로 길이가 긴 길이 조절형 튜브(adjustable tube)를 거치하였는데, 기관튜브가 자주 막히는 합병증으로 기관절개술을 재수술하게 되었고, 이후에도 튜브가 막히는 합병증이 지속되어 피열연골 외전술로 해결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 례
수 년 전부터 양측 성대마비가 특발성으로 있었지만 일상생활에는 특별한 문제가 없어 치료없이 지내던 77세 남자가 타병원에서 양측 성대마비 소견으로 외래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계단 올라갈 때 호흡곤란이 있는 정도였고, 수면 중 목에서 숨소리가 나는 것 외에 증상은 없었으며, 과거력상 10갑년의 흡연력이 있었으나 15년 전 금연한 것 외 특이소견은 없었다. 후두내시경에서 양측 성대마비가 관찰되었고(Fig. 1), 환자에게 향후 급성 호흡곤란의 가능성에 대해 설명하고 적절한 시점에 기관절개술 또는 레이저 성대절개술을 권고하며, 각 수술의 장점과 단점에 대해 설명을 하였고, 환자는 현재 큰 불편함이 없어서 경과 관찰하기를 원했다. 특별한 문제없이 잘 지내던 환자는 6개월 후 갑자기 급성 상기도 폐쇄로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심한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있었고, 흉곽으로 숨을 쉬고 있었고, 쌕쌕 거리는 천명(wheezing sound)이 들렸다. 생체 징후는 혈압 150/90 mm Hg, 맥박 70회/분, 체온 36.5°C, 호흡수 28회/분, 그리고 산소포화도는 O2 5L/분 공급하면서 97%였다. 환자는 최근에 상기도염을 앓은 적도 없었고, 응급실 내원 당시에도 호흡곤란 외에 다른 특이 소견은 없었다. 흉부 가슴 방사선 촬영과 혈액 검사에서도 특별한 소견은 없었다.
응급실에서 당직의가 백-밸브-마스크(bag-valve-mask)로 산소를 공급하며, 마취유도제인 etomidate 0.5 ample을 정맥투여하고 응급 기관절개술을 시행하였고, 7.0 크기의 튜브 MERA sofit CLEAR (Senko Medical, Tokyo, Japan)를 삽입하였다. 수술 후 간헐적 기침과 혈괴(bloody clot)가 섞인 가래를 뱉는 것 외에 특이소견이 없었다. 다음날 환자는 생체 징후는 안정적이었으나, 기관 튜브에 혈괴가 계속 발생하여 튜브 내경이 계속 막히면서 숨쉬기 답답함을 호소하였다(Fig. 2). 기관절개술 후 1일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기관절개창 통로(tract) 미형성으로 튜브교환의 위험성이 있었지만, 혈괴로 인한 기도폐쇄의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어 튜브 교환을 시도했다. 기관 절개창이 너무 좁고 깊었으며, 출혈이 지속되어 여러 차례 튜브 재삽입에 실패하였다. 환자는 튜브 삽입 없이도 당분간 생체 징후는 유지되어서 구인두로 재삽관을 하여 기도를 확보하였고 기관절개 재수술을 계획하였다.
재수술 과정에서 기관과 피부 사이에 거리가 길고 기관이 깊은 곳에 위치하여 시야가 안 좋았으며, 고령의 남자 환자로서 기관의 석회화가 심하여 매우 딱딱하였다. 충분한 기관절 개창을 만들기 위해 기관 절개를 역 “U”자 형태로 시행하여 기관절개창의 모양을 개선하여 튜브교환이 쉽도록 하였다. 첫번째 기관절창의 위치는 기관 3-4번 위치에서 정상적으로 시행된 것이 확인되었다. 환자는 재수술 6일 후 이중관(double cannula)으로 교환하여 세척 교육 후 퇴원하여 외래로 추적관찰 하였다. 재수술 후 2주경 환자는 내관(inner cannula)으로 인해 기관 안쪽이 자극되어 통증을 호소하였고, 튜브가 목에 안 맞아서 조이는 통증을 계속 호소하였고, 간헐적으로 출혈도 있었다. 내시경 검사에서 튜브의 아래 끝 위치의 기관 후벽에 가피(crust)가 관찰되었다(Fig. 3). 3주 째에도 환자는 지속적인 튜브의 자극감, 통증을 호소하였고 가피는 호전되고 있었다. 튜브가 기관에 자극이 덜 가도록 조금 앞으로 빼내어 고정해주었다. 환자는 다음날 호흡 곤란으로 응급실로 내원하였고, 앞으로 조금 빼내었던 튜브가 더 많이 빠지면서 호흡 곤란이 발생한 것이었고, 튜브 끝이 닿는 기관 후벽에 새로운 출혈과 기관점막 염증소견이 관찰되었다. 다른 종류의 튜브로 교환한다 하더라도 기관벽에 자극이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어, 염증과 상처가 생긴 기관 부위를 회피하기 위해 길이가 더 긴 길이 조절용 튜브 7.0 fr.로 변경하였다. 환자는 기관절개술 후 지속되는 출혈과 통증으로 더 이상 기관절개창 유지를 원하지 않았고 다른 수술적 치료를 원하였다. 목소리 보존이나 흡인의 위험성 등이 적고, 덜 침습적인 방법을 선호하여 피열연골 외전술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후두미세수술(laryngomicrosurgery)을 시행하여 성대를 노출한 후 피부로부터 후두 안쪽으로 바늘을 성문하(subglottis) 부위와 상성문부(supaglottis)에 각각 18 G 바늘을 삽입하였다. 아래쪽 바늘 구멍부터 바깥에서 안쪽(outside to inside)으로 1-0 나일론(nylon) 실을 삽입하였고, 성문하부에서 안으로 들어온 실을 후두미세수술 기구를 이용하여 성문상에 바늘로 안쪽에서 바깥방향(inside to outside)으로 실을 빼내었다. 실을 충분히 잡아당겨서 피열연골을 외측으로 당겨 매듭 고정하였고 매듭 고정은 피하층에서 뭍었다(Fig. 4). 수술 후 환자는 후두경에서 기도가 넓어진 것이 확인되었고(Fig. 5), 이후 1주일 후 기관을 발관하였고 호흡곤란과 흡인 없이 정상적인 식사가 가능하였다. 수술 후 목소리는 조금 바람 새는 듯한 소리로 변했지만 일상적인 대화는 충분히 가능하였다.
고 찰
기관 절개술은 두경부 영역에서 기도확보를 위해 가장 흔히 사용되는 수술 방법이며, 응급상황에서도 빠른 시간내에 할 수 있는 유용한 수술이다. 하지만 환자의 해부학적 모양에 따라 기관절개 창이 깊은 경우 튜브가 기관에 잘 맞지 않아 기관벽 점막에 지속적인 자극을 일으켜서 통증과 출혈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경우 튜브를 다른 제품으로 바꾸어볼 수도 있으며, 길이가 길고 조절 가능한 기관절개 튜브를 사용해볼 수도 있다. 길이 조절형 튜브는 길어서 일반 튜브에 비해 더 자주 막히는 경향이 있으며, 이 또한 환자의 기관 모양과 잘 안맞을 수도 있다. 본 증례에서는 양측 성대마비 환자에게 응급으로 시행한 기관절개술 이후에 튜브가 안맞아서 위의 합병증들이 지속되어 재수술도 하였고, 튜브를 교환 후에도 해결이 안되어 보전적인 방법으로는 해결이 안되었던 사례이다.
첫번째 시행한 응급 기관절개술에서 혈괴가 반복된 이유를 분석해 보면, 환자의 체형은 비만하지 않았고, 특별히 목이 짧은 체형이 아니었으며, 경부 CT에서도 특별한 해부하적, 구조적 이상소견은 없었다. 다만, 기관과 피부 사이의 거리가 길어서 기관 절개술을 할 때 시야가 좋지 않았던 점, 고령 남자 환자로서 기관의 심한 석회화, 그리고 당직 전공의가 호흡곤란의 응급상황에서 수술을 하게 되어, 시간적으로 여유가 부족한 점들로 인해 기관절개창이 좁았고, 이로 인해 기관과 튜브 사이의 자극이 더 심했을 것이라고 추정된다. 두번째 기관절개술에서는 첫번째 수술의 단점이었던 좁은 절개창을 충분히 넓게 만들었음에도 환자가 지속적으로 튜브의 자극감, 통증을 호소하였던 이유는 환자의 기관과 튜브의 굴곡이 잘 맞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기관튜브는 일괄적으로 같은 모양과 굴곡을 가지고 있으며, 딱딱한 재질이 환자 개인 해부학적 특성에 따라서는 잘 맞지 않고 기관에 자극을 지속적으로 줄 수 있음을 수술자는 염두할 필요가 있고, 향후 더 부드럽고 자극이 덜한 재질의 튜브 개발이 필요한 실정이다.
환자가 여러 시도에도 지속적인 튜브 불편감을 호소한다면 더 적극적인 수술적 방법도 고려해 보는 것이 필요할 수 있음을 이 증례를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양측 성대마비가 발생하였더라도 증상이 가벼워서 수 년간 치료없이 잘 지냈더라도 갑자기 호흡 곤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에게 사전에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양측성 성대마비에 대해 수술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 확립된 바가 없지만, 대부분 초기에는 기관절개술이나 보톡스 주사를 하는 경우가 많으며, 발병한지 오래되고 비가역적인 상태라고 판단되면 비가역적인 방법으로 레이저 성대절개술이나 피열연골절제술도 고려할 수 있다[2]. 레이저 성대절개술은 기도 확장 범위가 중간정도 되며 재협착의 단점이 있으며, 피열연골절제술은 부분과 전절제의 차이가 있지만 기도 확장을 넓게 할 수 있으며, 이에 반비례하여 음성은 더 나쁜 단점이 있다. 피열연골 외전술 후 10주 이내 기간에는 성대의 변형이 가역적이며, 6개월 이후에는 비가역적인 성대 형태 변화를 초래하며, 중등도의 기도확장과 음성보전에 유리한 장점이 있다[3]. 피열연골 외전술은 기관절개 없이 구강을 통한 기도 삽관 상태에서도 시행이 충분히 가능하여 환자의 삶의 질에 도움이 되는 수술 방법이다.
이비인후과 의사로서 흔히 시행하는 기관절개술은 쉬운 수술이지만, 기도폐쇄를 응급하게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술식이며, 반대로 기도를 유지하는 수술이기 때문에 합병증은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보일 수도 있는 위험한 수술이다. 특히 응급상황에서 비숙련자의 기관절개술은 합병증 발생 위험이 더 높으며, 이러한 경우에는 세심하게 추적 관찰하며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증례는 드물지만 기관절개술 후에 튜브와 환자 기관의 형태가 맞지 않아서 기관 점막 손상으로 반복되는 출혈과 통증 그리고 기도폐쇄가 반복된 증례이며, 보전적인 여러가지 방법으로 해결이 안되었고, 최종적으로 피열연골 외전술로 해결한 증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