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인성 화상을 입은 환자에서 관찰된 후두점막의 악성변화 1례
A Case of Malignant Transformation of Layngeal Mucosa after Inhalation Injury 25 Years A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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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Laryngeal neoplasm is the second most common malignancy of the upper aerodigestive tract. About 85% to 95% of laryngeal malignancies are squamous cell carcinoma that arises from the epithelial lining of the larynx. The exact cause of laryngeal neoplasm is unknown, but certain risk factors can affect the chances of developing it. Chronic inflammation is a mutagen factor confirmed in the carcinogenesis of various tumor. Inhalation injuries cause histopathologic damage to laryngeal mucosa and inflammation change. This long term inflammation may leads to the development of dysplasia and malignant transformation. Recently, we experienced a case of malignant transformation of laryngeal mucosa after inhalation injury patient 25 years ago. Herein, we reported this rare case and review the relevant literature.
서 론
후두암은 상부 호흡소화관(upper aerodigestive tract)에 발생하는 두번째로 흔한 악성종양으로, 후두암의 85~95%는 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이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후두에 발생하는 편평세포암종 에 있어 흡연과 음주가 주요 원인 인자로 알려져 있다[1-3].
그 외 원인으로 유전적 소인, 식이 결핍, 직업적 요소, 인간 유두종성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감염, 위식도 역류질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한 만성 염증(chronic inflammation) 등이 후두암의 위험 인자로 알려져 있다. 후두암의 원인으로서 위식도 역류질환(GERD)나 인후두 역류질환(LPRD)에 대한 연구는 비교적 많이 이루어져 있으나, 그 원인으로 흡인성 화상을 제시한 증례 또는 연구 결과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4].
저자는 25년 전 흡인성 화상이 있은 이후 반복되는 음성변화를 주소로 외래로 내원한 환자에서 후두의 만성 염증소견을 확인하였고, 약 5년간 외래 추적관찰을 해오던 중 최근 후두 내시경 검사에서 좌측 진성대와 성문상부에 걸친 종괴와 백반증 등 악성 소견이 관찰되어 조직학적 생검을 실시하여 편평세포암종으로 진단된 증례를 최근 경험하였기에 이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45세 여자 환자가 반복되는 음성변화를 주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알레르기 비염 이외 개인력 및 기타 가족력에서는 특이 소견은 없었다. 특히 후두암의 주요 원인 인자인 흡연 경험도 없는 흡연 미경험자였다. 직업력 상 후두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이나 유독가스 등에 노출된 경험도 없었다. 병력청취 상 26세 때 음악감상실 내에서 화재 사고를 당한 병력을 확인하였다. 환자는 화재 당시 밀폐된 공간 내부에 레코드 판이 많아 연기를 많이 흡인하였다고 진술하였으며, 화재 직후 애성은 있었으나 즉각적으로 의료기관은 내원하지 않고 경과 관찰하였으며 이후 증상은 호전되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후로 쉽게 목이 쉬는 증상이 반복되었고, 2011년 본원 외래로 내원하여 시행한 후두내시경 검사상 후두의 만성 염증소견과 좌측 성문부 주변으로 종괴가 관찰(Fig. 1)되어 전신마취 하 조직 생검을 시행하였으며 비정형 상피세포(atypical squamous cell)가 확인되었다. 이후 정기적으로 외래 추적 관찰하였다. 2013년 지속적인 애성의 악화와 완화를 반복하여 내원하였고 좌측 성문부에 발생한 종괴 및 백반증이 관찰되어 조직 생검을 시행하였으며 병리조직검사상 궤양과 육아조직형성을 동반한 경도에서 중등도의 이형성(mild to moderated dysplasia)이 확인되었다. 악성화 가능성을 고려하며 정기적으로 추적관찰 해오던 중, 2016년 7월 악화된 성대 백반증과 좌측 가성대(false vocal cord)에 육아종성 종괴가 관찰되어(Fig. 2) 조직 생검을 시행하였고 육아조직이 동반된 편평세포암종으로 확인되었다(Fig. 3). 이후 후두암의 병기설정을 위해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 등의 추가검사를 실시하였고 임파선 전이 및 다른 장기로 전이소견은 확인되지 않아 임상병기 2기(cT2N0M0)로 진단되었다. 후두암 2기의 경우 방사선치료 단독요법 혹은 레이저 성문절제술(Laser cordectomy)를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법이다. 하지만 환자의 연령이 낮고 전신상태가 양호하여 질병의 완전 관해 및 재발을 예방하기 위해 항암방사선 동시치료(Concurrent Chemoradiotherapy, CCRT)가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되어 CCRT를 진행하였다. 방사선치료는 총 용량 70 GY로 35회에 걸쳐 분할조사 하였고 항암제는 cisplatin 단독요법으로 체용적(Body surface area, BSA) 기준 100 mg으로 3주 간격으로 2회 시행하였다. 현재 치료 종료 후 12개월째 외래 추적관찰 중으로 후두경, CT및 bone scan에서 전이 또는 재발 소견 없이 경과 관찰 중이다(Fig. 4).
고 찰
후두암(laryngeal cancer)는 상부 호흡소화관에 발생하는 두번째로 흔한 악성종양으로 미국에서만 한해 1만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후두암의 85~95%이상은 편평세포암종의 병리학적 소견을 보인다. 후두암의 원인으로는 흡연과 음주가 가장 중요한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고, 유전적 인자, 바이러스 감염(Human papilloma virus), 역류성 인후두 질환, 비타민 A, C 결핍 등의 영양결핍, 그 외 방사선치료병력, 대기오염, 만성 염증 등이 후두암의 원인으로 제시되고 있으며 특히 만성 염증은 후두암에만 국한되지 않고 대다수의 암의 발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많은 연구에서 보고하였다[5,6].
흡인성 화상(inhalation burn)은 뜨거운 공기 또는 증기를 흡입했을 때 발생한다. 신체의 다른 부위에 화상을 동반한 경우가 많으며, 주로 밀폐된 공간에서의 화재 시 발생한다. 흡인성 화상으로 인한 호흡기의 손상은 부위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첫째는 성문부 상부의 상기도, 둘째는 기도와 기관지를 포함하는 주기도, 마지막으로 폐실질부로 나눌 수 있다. 흡인성 화상은 주로 하부기도보다 상기도에 더 심각한 손상을 일으키며 고온의 공기를 흡입할 때 발생하는 성문의 폐쇄반사와 상기도에서의 공기냉각 효과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7].
화상 후 기도 점막 변화에 대한 연구는 다수 보고되었다. Chang 등은 흡입화상 수상 후 시기에 따른 병리조직학적 특성에서 초기 손상 후 염증 반응이 일어나며 시간의 경과에 따라 회복되는 양상을 확인하였다. 반면 Park 등은 흡입화상 수상 후 6개월 후에도 기침, 경한 호흡 곤란 등의 증세와 함께 병리조직학적 소견에서 염증 세포침윤 등의 기도 내 염증 반응이 지속되는 것으로 보고하였다[8,9].
염증 반응과 암 발생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오래 전부터 인식되어 왔으며 많은 증거들이 염증반응이 암 발생에 대한 소인으로 관련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염증은 외부의 여러 유해한 자극에 대한 방어기전으로서 조직 손상의 회복을 돕는 반면, 과도한 염증반응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염증은 주요 매개자인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염증반응의 증폭과 지속을 조절하며, 특히 암세포에서 발현되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 신생 혈관 형성 등과 같은 암 발달 과정을 촉진시킨다. 화상으로 인해 생긴 만성 화상 반흔에서 악성변화를 일으킨 사례는 다수 보고된 바 있으며 화상 반흔의 약 2%정도가 악성으로 변화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병변의 발생 빈도는 사지에서 60%정도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며, 이외에도 두경부 및 안면부에서 30%, 체간에서 10%의 빈도로 관찰된다[10,11]. 화상 반흔 악성화에서 가장 흔한 병리조직학적 형태는 편평세포암종이며, 드물게 기저세포암종(basal cell carcinoma), 흑색종(melanoma), 육종(sarcoma), 악성 섬유성 조직구종(malignant fibrous histocytoma) 등이 보고된다. 그 중 편평세포암종의 병태생리의 기전으로는 정확히 밝혀진 것은 없으나, Lee 등은 Fas 유전자 돌연변이가 이러한 화상 반흔과 편평세포암종과 관련성이 있음을 제시하였다[12].
본 증례의 경우 흡인성화상 이후 25년에 걸쳐 상피세포 이형성에서 악성화 변성으로 진행되었으며 후두암의 가장 큰 원인 인자인 음주, 흡연, 방사선 등의 노출 병력도 없었으므로 과거 흡인성화상으로 인해 발생한 후두의 만성 염증이 점진적인 악성화 변성을 초래했을 가능성을 유추해볼 수 있다. 흡인성 화상 환자진료에 있어서 주기적이며 장기적인 추적관찰을 통해 후두의 화상반흔이나 만성 염증병변의 악성변화 가능성에 대해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앞으로 흡인성화상 및 만성 후두염에서 후두악성변화로의 정확한 기전을 밝혀내기 위해 심층적이고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