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집형 기관을 가진 성문하부암 환자 1례
A Case of Subglottic Cancer with Saber Trach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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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Saber-sheath” trachea is a deformity of lower cervical or intrathoracic trachea. The configuration of the deformity is marked coronal narrowing associated with sagittal widening. This deformity is associated with 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 We report a case of patient with saber-sheath who underwent total laryngectomy. Although the patient had no tracheal collapse after the total laryngectomy, crusted discharge was increased. Diagnosis of the saber-sheath trachea, possible causes, and clinical implications are discussed.
서 론
칼집형기관(Saber-sheath trachea)은 만성폐쇄성폐질환(Chronic obstructive pulmonary disease)에서 자주 동반되는 기관의 변형이다. 칼집형기관은 외부 압박으로 작용할만한 흉곽내부의 다른 원인 없이 흉곽 내부의 기관 단면에 있어서 좌우 직경이 전후 직경에 비해 2/3 미만을 보이는 경우로 정의 된다[1,2]. 칼집형기관은 흉곽 내부에 국한되기 때문에 이비인후과 영역에서 칼집형기관에 대해 직접적으로 접하는 경우는 드물다. 저자들은 최근 성문하부암으로 후두전적출술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칼집형기관 환자를 경험하여 이와 관련된 국내 문헌 상 보고가 없기에 이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
증 례
76세 남자 환자 내원 1개월 전부터 시작된 간헐적 객혈을 주소로 본원 호흡기내과 외래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내원 2개월 전부터 인후통과 양측 이통 그리고 1개월 전부터 음성 변화 증상도 동반하고 있었다. 과거 병력상 55갑년의 흡연력과 매일 막걸리 0.5병 마시는 것 이외에 특별한 기저 병력은 없었다. 폐질환 감별을 위해 시행한 흉부 X선 검사에서 좌하엽 폐야에 약 30 mm 크기의 석회화 병변이 관찰되었다. 추가적으로 시행한 흉부 컴퓨터 전산화단층촬영에서는 폐기종과 칼집형기관(Saber-Sheath trachea) 소견 있었으나 객혈의 원인으로 보이는 병변은 발견하지 못하였다(Fig. 1). 음성 변화 및 객혈의 직접적 원인 찾기 위해 이비인후과로 의뢰 되었다.
이비인후과 외래에서 경비 굴곡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다. 후두 내시경 소견상 좌측 진성대(true vocal fold)의 후방 1/2을 포함하여 성문 하부로 이어지는 종물 관찰되었다(Fig. 2). 악성 신생물 감별을 위해 후두미세수술(Laryngeal microsurgery) 하 조직검사를 시행하였다. 조직병리상 종물은 중등도 분화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진단되었다. 후두암의 병기결정을 위해 경부 컴퓨터전산화단층촬영, 자기공명영상, 그리고 양전자 방출 컴퓨터단층촬영을 시행하였다. 전산화단층촬영영상과 자기공명영상에서는 좌측성대와 성문 하부에 병변은 좌측 윤상 연골과 갑상 연골을 침범하는 소견을 보였으며 국소 임파선 전이 소견은 없었다. 양전자 방출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원격전이는 발견할 수 없었다. 이에 좌측 성문하부암(Stage IVA : cT4aN0M0)으로 진단하였다. 술 전 시행한 혈액검사, 심전도, 소변검사에서 모두 정상 범위였다. 폐기능검사에서는 경도 폐쇄형 소견을 보였다.
환자의 성문하부암 치료를 위해 후두전적출술, 양측 예방적 경부절제술(II-IV), 좌측 갑상선엽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은 경부절제술, 후두전적출술 순서로 시행하였다. 수술 중 육안상 종물이 성문하부로 4 cm 정도 진행하여 있었기 때문에 안전마진의 확보를 위해 성문하부 5 cm에서 기관절개를 시행하였다(Fig. 3). 기관 절개를 시행한 부분에서 관찰한 내경의 형태가 좌우 폭에 비해서 전후방향으로 길었고 좌우에서 손가락으로 눌렀을 때 쉽게 좁아지는 특성을 보였다. 남아있는 기관의 길이가 충분하지 못하여 종격동 유리술(mediastinal release)과 흉쇄유돌근의 복장갈래(sternal head) 절단을 시행한 후 기관절개구(tracheostoma)를 복장패임(sternal notch) 바로 위에 만들었다. 기관 형태의 특이성이 기관 절개구를 만드는 과정에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았으나 협착 가능성을 고려하여 최대한 좌우 폭을 넓게 하는 방향으로 진행하였다. 수술 후 시행한 병리조직학적 검사 상 중등도 분화 편평상피세포암으로 최종 진단되었다. 종양은 윤상연골에 침범하였고, 양측 경부림프절에 각각 1개의 임파선 전이를 보였으나 피막외 침범은 없었고, 전체적으로 음성 절제연이었다. 이로써 술 후 최종 조직소견을 통한 병기는 Stage IVA(pT4aN2cM0)였다.
수술 후 4일째 부터 기관절개공 내부로 분비물과 피가 섞인 딱지(crust)가 지속적으로 관찰되었다. 수술 후 10일째 식도조영술 시행하였고 특이소견 없어 구강 식이 시작하였으며 기관 절개공의 발적 소견 지속되었으나 잘 유지되었다(Fig. 4). 환자는 수술 후 17일 째 합병증 없이 퇴원하였다. 환자는 술 후 6,000 cGy의 방사선치료 받았으며 술 후 6개월 째 외래에서 재발 소견 없이 관찰 중에 있다.
고 찰
기관의 단면 모양은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둥글거나 약간의 타원형이 일반적인 기관의 형태이다. 본 증례에서는 기관의 형태가 전후 방향으로 길어지는 칼집형기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세이버(Sabre)는 무겁고 한쪽면에만 날이 달린 기병 칼을 말한다. 이 용어는 17세기 후반에 프랑스의 세이버(Sabre), 독일의 세이버(Sabel)로 처음 사용되었다. 용어의 기원은 슬라브어와 폴란드어의 Szabla나 러시아어의 Sablya 또는 헝가리어의 Szablya에서 유래 했을 것이라 추정된다[1]. 칼집(Sheath)과 같은 모양의 유사성 때문에 기관의 단면이 전후로 길어지는 변형을 보일 때 칼집형기관(Saber-Sheath Trachea)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칼집형기관의 원인은 대게 흉곽 내 압력의 증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된다. 흉곽 내 압력의 증가는 주로 폐의 과팽창, 만성 폐 손상 그리고 기침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3,4]. 반복적인 기침은 기관의 형태 변화 뿐 아니라 기관연골의 석회화를 야기할 수 있다. 칼집형기관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것들이 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에서 주로 발생하기 때문에 칼집형기관은 만성폐쇄성폐질환의 특이적인 소견이다[5]. 본 증례에서 환자는 폐기종을 가지고 있었고 이것이 칼집형기관의 원인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기관의 형태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다른 검사에 비해 전산화단층촬영의 유용성이 매우 높다[6]. 칼집형기관의 진단 역시 전산화단층촬영을 주로 이용하게 된다. 칼집형기관은 보통 대동맥궁 상방 1 cm에서 기관의 형태를 평가하게 된다[3]. 경우에 따라 흉부 X선 검사에서도 하부경부나 흉곽내 기관 음영의 폭을 측정하여 칼집형기관을 진단 할 수 있다. 본 증례에서는 흉부 전산화단층촬영상 대동맥궁 상방에서 칼집형기관을 확인 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경우 칼집형기관은 직접적인 치료가 필요하지 않으나 경우에 따라 기능성 협착으로 심각한 호흡곤란을 동반한 경우 기관내 스텐트 삽입과 같은 보존적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7].
성문하부암은 방사선 치료를 제외하면 외과적 절제가 원칙이다. 종양의 범위가 성문 하부로 넓은 경우 경부 기관을 대부분 절제하고 흉곽 내 기관을 이용하여 기관절개공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때 환자가 칼집형기관을 가지고 있다면 기관 및 기관공 협착과 같은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할 개연성이 있다. 물론 본 증례에서는 기관 협착과 같은 합병증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기관의 폭이 좁아 딱지(crust)가 잘 발생하는 등 수술 후 기관절개공 관리에 어려움이 있었다. 칼집형기관은 경부 전산화단층촬영에서 드물지 않게 관찰되는 소견이지만 칼집형기관과 성문하부암이 동시에 있는 환자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보고는 없으며 이처럼 칼집형기관이 성문하부암의 수술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므로 본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다. 성문하부암 수술 전 칼집형 기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며, 수술 후에도 이와 관련한 합병증 발생에 주의가 필요할 것이다.